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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SON 01 · 7가지 기본수업

1강. 왜 여러 방법을 해봐도 강박은 다시 반복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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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과정

강박증으로 오래 힘들었던 분들을 상담하다 보면 이런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좋다는 건 웬만하면 다 해본 것 같아요.”

생각을 무시해보기도 했고, 마음을 편하게 만들려고 명상도 해봤습니다. 확인을 참아보기도 하고, 불안한 상황을 일부러 견뎌본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기대했던 만큼 좋아지지 않으면 오히려 더 힘들어집니다.

“이 방법도 나한테는 안 되네.” “내 증상이 너무 심한가 보다.” “나는 치료가 안 되는 사람인가?”

처음에는 강박 때문에 힘들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무엇을 해도 안 된다’는 좌절감까지 생겨버리는 것입니다.

저는 이 상황이 참 안타깝습니다. 노력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오히려 너무 열심히 노력했는데 그 노력이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된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방법보다 먼저 알아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운동을 생각해보겠습니다. 허리가 아픈 사람이 “운동이 좋다더라”는 말을 듣고 아무 운동이나 강하게 시작한다면 오히려 더 아플 수도 있습니다. 운동 자체가 나빠서가 아니라 목적과 방법을 모르고 적용했기 때문입니다.

강박증도 비슷합니다.

명상 자체가 나쁜 것도 아니고, 불안을 피하지 않고 마주하는 연습이 잘못된 것도 아닙니다. 문제는 왜 그것을 하는지, 무엇을 바꾸기 위해 하는지 모른 채 방법만 따라가는 것입니다.

“나는 반드시 이 생각을 무시해야 해.” “오늘 노출을 성공해야 해.” “불안이 빨리 떨어져야 제대로 하고 있는 거야.”

이런 생각이 붙으면 치료를 위한 행동 자체가 또 하나의 강박적인 과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불안이 줄지 않으면 “역시 안 되는구나”라고 결론 내립니다.

하지만 그날 불안이 줄지 않았다는 사실과 치료 방향이 틀렸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강박증 치료를 ‘증상 없애기’로만 보면 흔들리기 쉽습니다

우리는 보통 눈앞의 증상부터 없애고 싶습니다.

“이 생각만 사라지면 괜찮을 텐데.” “이 찝찝함만 없어지면 살 것 같은데.” “한 번만 확실하게 확인하면 오늘은 끝낼 수 있을 텐데.”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너무 괴로우니까 당연히 빨리 편해지고 싶습니다.

그런데 강박 치료의 목표를 ‘지금 느끼는 불안을 빨리 없애는 것’으로 잡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강박행동 역시 바로 그 일을 너무 잘하기 때문입니다.

확인하면 잠시 편해집니다. 씻으면 잠시 찝찝함이 줄어듭니다. 누군가에게 괜찮다는 말을 들으면 몇 분 동안 마음이 놓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단순히 “불안이 줄었는가?”만 기준으로 보면 강박행동도 성공한 방법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다음을 봐야 합니다.

그 행동 이후 내 마음이 무엇을 배우고 있는가?

저는 이것을 ‘정신적인 면역력’의 문제라고 봅니다

강박을 이겨내는 과정을 특정 생각 하나를 제거하는 과정으로 보기보다, 저는 정신적인 면역력을 기르는 과정으로 설명하곤 합니다.

정신적인 면역력이란 어떤 불안도 느끼지 않는 강한 사람이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불안한 생각이 떠오를 수도 있고, 찝찝함이 생길 수도 있고, 순간적으로 “혹시?”라는 생각이 올라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불안을 실제 위험의 증거로 받아들이고 강박적으로 반응하지 않을 수 있는 힘이 조금씩 생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기본과정은 단순히 “이 행동을 하지 마세요”, “그 생각을 무시하세요”라고 말하는 과정이 아닙니다.

왜 그래야 하는지를 이해하고, 마음이 새로운 방향을 믿을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입니다.

변화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마음이 오랫동안 반복해온 습관은 한두 번 다른 행동을 했다고 바로 바뀌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물을 끓이는 모습을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온도를 올리기 시작했는데 한동안 아무 변화도 없어 보입니다. 그래서 40도쯤에서 불을 끄고 “물을 끓이는 방법은 효과가 없네”라고 결론을 내리면 물은 영원히 끓지 않습니다.

마음의 변화도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변화가 거의 보이지 않을 수 있고 오히려 기존 방식대로 안 하니까 더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인내가 아니라 내가 지금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는 원리입니다.

이번 강의 요약

지금 강박이 올라왔을 때 바로 “어떻게 하면 이 불안을 없앨까?”라고 묻기 전에 질문을 하나 바꿔보세요.

“지금 내가 하려는 행동은 장기적으로 내 마음에 무엇을 가르칠까?”

당장의 편안함만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앞으로 어떤 마음을 만들고 있는지를 보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다음 강에서는 강박증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인 ‘마음의 알람’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 이 글은 강박증의 원리와 대응방식을 이해하기 위한 심리교육 자료입니다. 개인의 진단이나 의학적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